길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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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
중세 초의 상인 계층은 무법자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돈 밖에 모르며 물질적 이익만 좇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국 상품이나 보석, 생필품이나 진귀품들을 내다 팔기 위해서 숲의 맹수들이나 도적 떼들에 대한 대비를 언제나 했기 때문에, 또는 뱃길 가운데 맞닥뜨리는 해적들과 싸워야 했기 때문에 언제나 칼부림을 할 수 있는 거칠고 험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상업에 종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그래서 이렇게 상업계층은 몇 세기 동안 무법자로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1세기에 들어서면서 '상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 시기에 일어난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어깨에 혹은 대상 행렬을 지어 나귀 등에 짐을 싣고 장사하러 다니던 방랑 상인의 모습이 육지 무역에서 점차 사라져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품을 가지고 직접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도시에 지점을 마련해 두고 상품을 이동시키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종업원이나 대리인을 고용해 유럽의 주요 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았습니다. 읽고 쓸 줄 아는 종업원이나 대리인은 상업 부기를 탄생, 발전시켰고, 종교 학교와는 대립되는 속인학교를 세워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상업혁명'은 대부분의 서유럽 사회를 바꿔 놓은 일종의 사회혁명이기도 했습니다. 사회 변화와 더불어 한 계층이 사라지는가 하면 새로운 계층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중북부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 독일 한자동맹에 속했던 많은 도시 그리고 카탈루냐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새로 생겨난 눈에 띄는 중요한 사회 변화는 바로 상인계층의 등장이었습니다. 장원 경제 체제에서는 가장 천한 신분으로 간주되었던 상인이 이제는 상류 계층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습니다. 상인은 방금 언급한 지역에 위치한 수많은 도시의 경제를 꽃피우고 번성시켜 그 도시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정치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영역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으며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길드형성의 토대 '십자군'과 '상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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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12세기부터 계속된 십자군 원정은 상업을 크게 촉진했습니다. 수만 명의 유럽인들이 이슬람교도들에게서 성지를 탈환하기 위해 육로와 해로로 대륙을 건넜습니다. 그들은 원정 내내 물품이 필요했고, 상인들이 이 물품을 조달하기 위해 동행했습니다. 동방 원정에서 돌아온 십자군 전사들은 그들이 보고 즐긴 진기하고 사치스러운 음식과 옷에 대한 욕구도 함께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들의 수요가 이런 상품을 위한 시장을 탄생시켰습니다. 리오 휴버먼에 따르면, 십자군은 시장을 탄생시키고 확장시켰습니다. 봉건 제도의 경제적 기초는 자유 시장이 확장되는 것과 개념적으로 긴장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의 확장을 야기한 수요는 봉건 제도와 긴장을 일으켰습니다. 십자군을 통해 높아진 수요는 시장의 확대를 강하게 야기함으로써 봉건 제도의 쇠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결국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제 1차 십자군의 성공은 서유럽인 에게 동부 지중해를 새로운 무역 활동의 무대로 제공했습니다. 이런 십자군의 원정로를 통해 동방 무역이 발달하여 서유럽과 중동 중간에 위치한 이탈리아 도시들이 번영을 하였으며, 화폐 경제와 도시 발달을 촉진하였습니다. 특히 베네치아 및 제노바 등의 이탈리아 도시들이 이 해역의 상권을 제패하기 시작했고, 그로써 서유럽 전체의 번영에도 기여했습니다. 원격지로 대금을 송금할 필요성으로 인해 초보적인 금융 기법의 발달 또한 자극했습니다.
여러 영향들로 일어난 '상업혁명'은 대부분의 서유럽 사회를 바꿔 놓은 일종의 사회혁명이기도 했습니다. 사회 변화와 더불어 한 계층이 사라지는가 하면 새로운 계층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중북부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 독일 한자동맹에 속했던 많은 도시 그리고 카탈루냐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새로 생겨난 눈에 띄는 중요한 사회 변화는 바로 상인계층의 등장이었습니다. 장원 경제 체제에서는 가장 천한 신분으로 간주되었던 상인이 이제는 상류 계층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습니다. 상인은 방금 언급한 지역에 위치한 수많은 도시의 경제를 꽃피우고 번성시켜 그 도시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정치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영역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으며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상인 계층의 활발한 무역을 통해 유럽 전역에 도로망과 해안 무역로가 다시 연결됨으로 인해서 교역로의 위치로 인해 도시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성공한 상인들은 종종 이곳저곳에서 제후와 비슷한 수입을 올렸습니다. 1293년 제노바의 해상 교역량 매상은 프랑스 왕의 수입의 세 배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대표적인 한자동맹 도시인 뤼베크조차도 전성기였던 1368년의 교역량이 제노바의 10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제한된 수송 능력 때문에 사람들은 처음에 사치품만을 거래했지만, 13세기 이후에는 비단, 모직물, 직물과 소금과 후추, 가죽으로 만들어진 수공품이나 다마스쿠스의 철, 코린트의 설탕과 계피, 잉글랜드의 활 등이 활발하게 교역했습니다. 이렇게 11세기 이후에 전개된 "상업 혁명"은 영토 확장의 결과로 원자재 생산지가 동쪽으로 이동했고, 서부와 중부 유럽에서는 수공업 제품이 독자적으로 제조되었습니다.
경제와 인구 문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농업 혁명"에 뒤이어 "상업 혁명"이 진행된 이유는 영토 확장의 결과로 인구밀도가 증가하면서 생겨난 대규모 경제력이 막대한 금전 유입을 통해서 활성화되었기 때문입니다. 11세기에는 해로, 육로 교역이 재정적, 육체적 위험 부담이 있었고 도적들을 경계해야 했으나 이후에는 은행 구좌를 이용해서 상품과 대금을 조절했고, 12세기부터는 현금 없이도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수단이 강구되었습니다. 콤파니엔과 같은 무역이나 상업 활동을 위해 결성된 상업 조직, 또는 '길드'혹은 한자동맹과의 결속은 절대적인 신용도를 높였습니다.
자본을 이용한 지배가 아닌 수공업을 영위함으로써 살고자 했던 사람들은 동료와 함께 동업조합을 형성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공통의 경제적 이익이 표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자 형제회도 조직되었습니다. 남자 형제회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로 중세 말에는 수공업 조합 내의 평등을 이유로 여성들도 가입했습니다. 쾰른의 여성 견직공 조합은 최근 여성사 연구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직군의 수공업은 동일한 권리를 원했으며 경쟁과 수입을 자율적으로 조율하고자 했습니다. 중세 시기 노동계 전체가 성장했던 것처럼 조합들은 수세기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 길드의 본격적인 확장의 발판이 된 '흑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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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흑사병은 대부분의 생존자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일체의 접촉을 피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떠나 고립적인 생활을 모색했습니다. 도시 거주자들은 시골로, 그리고 시골 거주자들은 그들대로 서로를 피하여 도망쳤습니다. 심지어 교황도 궁정의 내실에 꼭꼭 틀어박혀 그 누구의 출입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저버렸기 때문에 작물들은 들판에서 썩어 나고, 제조업은 붕괴되었으며, 운송 체계도 방기되었습니다. 그 결과 기본 생필품이 품귀해지고 물가가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전염병의 창궐은 유럽의 경제 위기를 크게 심화시켰습니다.
그러나 1400년경 이후 인구 동향이 바뀌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의 기본 형태가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요 식품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식량 생산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식량 소비 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염병과 자연 재해의 빈번한 재발로 인해 어떤 해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했지만, 15세기 대부분의 기간을 통해 생필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새로이 농업의 전문화를 초래했습니다. 곡물 가격이 저렴해지자 사람들은 그들의 수입의 더 많은 부분을 유가공 제품이나 고기, 포도주 같은 비교적 사치품에 속하는 품목에 지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전 유럽의 농민들은 곡물에만 의존했습니다. 실로 빵이야말로 생명을 유지해 주는 양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히 토질이 척박하거나 기후 조건이 좋지 못한 곳에서는, 이제 그 지역 조건에 맞는 품목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 되었습니다. 토지는 무엇이든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바에 따라 우유 생산을 위한 가축 사육, 포도주 생산을 위한 포도 재배 또는 맥주 생산을 위한 양조용 맥아 재배 등의 용도로 이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전문화된 지역 경제가 등장했습니다. 잉글랜드의 일부 지역들에서는 목양과 맥주를, 프랑스의 일부 지역에서는 포도주를 전문적으로 생산했으며, 그리고 스웨덴은 버터를 팔고 값싼 독일 곡물을 구입했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지역들은 그들이 최선을 기울일 수 있는 분야에 전념했고, 원격지간의 기본 생필품 교환 거래는 새로이 건전한 상업적 균형을 창출했습니다.
흑사병이 가져온 또 하나의 경제적 결과는 도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커졌다는 것입니다. 급격하게 변화된 경제 여건 속에서 도시의 제조업자들은 영주들보다 한층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산 능력이 한층 탄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위축되면 제조업자들은 수요에 부응하여 쉽게 공급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또한 상황이 호전되면 금방 생산을 늘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도시 기업가들은 영주들보다도 훨씬 빨리 재난의 피해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높은 임금의 장점을 이용해 지방 노동력을 유인하곤 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골과 도시의 인구 균형은 도시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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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드의 전성기
위와 같은 배경을 통해 형성된 중세 도시의 특징은 독특한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는 크고 작은 집단의 복잡한 융합체이자 이 집단들의 생활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각 집단은 저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공업자들은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닌 동업조합의 규율을 준수하면서 '적당한 방법을 통해서 빵을 얻고자' 했습니다. 돈이 아닌 합법적 노동이 질서의 중심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상도의를 버리면서까지 상업적 팽창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독창적이고 내실 있는 상업 기술의 발전을 강조했다. 무모함과 이윤 추구가 아니라 일에 대한 충실함과 창의성이 특별한 미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특별히 수공업(영:craft)의 종류는 몹시 다양하여, 쇠붙이로 도구를 만드는 대장장이부터, 양모로 옷감을 짜는 직물업자, 이를 가공하는 가공업자 등등으로 대 분류를 할 수 있고, 다시 대 분류에서는 전문적인 특성에 따른 중 분류로 세 가지가 나타납니다. 이 수공업자들의 기술(예술), 즉 당시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모든 수공업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계승되지 않았고 중세 말까지도 단지 구두 상으로만 전승되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유럽 노동사에 색다른 장이 열렸습니다. 장시간에 걸쳐서 방법과 양식 면에서 창의성이 풍부한 기술과 예술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재와 가죽, 직물, 사기와 유리로 만들어진 것들은 대부분 소실되었습니다. 그러나 건축에서 디자인의 기본 유형은 독창적인 전통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수공업에 이용되는 석공의 도구들은 오늘날에도 그 모양이 고대 로마의 것과 거의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두 수선공, 목수, 기와공, 가구공 혹은 대장장이의 망치는 이미 중세시기에 다양하게 만들어져서 지금까지도 기술자들의 작업대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많은 기술이 타지에서 도입되었습니다. 가죽을 만지는 스페인의 기술, 보석을 다루는 아랍의 기술, 이탈리아의 유리 기술 등이 그 예입니다. 가죽, 유리, 직물, 석공과 금속기술은 대부분 해당 분야의 장인들과 함께 수입되었습니다. 이들이 만든 생산품과 우리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성실한 수공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분리되어 새로운 분야를 형성했다. 그 결과 목재, 금속, 점토, 석재, 가죽, 직물이 전문화되었습니다.
상인 길드가 프랑스에서 출발하고 발달했다면 수공업동직 조합인 춘프트의 본고장은 독일이고,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12~15세기 사이에 비약적으로 수공업자의 수와종류가 늘어나고, 이에 수반해서 많은 춘프트가 생겨났습니다. 그 결과 쾰른에는 61개, 뤼베크, 뉘른베르크에는 50여 개, 빈에는 약 80개의 춘프트가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춘프트 결성의 동기는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의 생활이 경쟁에 의해서 서로 망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방법으로 도시 내에서 다른 사람이 같은 물건을 생산할 수 없도록 막았고(도시금제권) 같은 조합원 내에서는 경영상의 여러 조건을 통제함으로써 성원들의 전통적인 생활수준과 그 평등을 가급적 유지하려고 하는데 있었습니다.
이렇게 12~15세기의 전성기에 중세의 상인, 수공업, 길드들은 그들의 도시에 훌륭한 행정과 튼튼한 경제의 기초를 제공했으며, 자선 사업을 후원하고 학교, 도로, 교회들을 건설했다. 길드는 유럽의 경제기구를 쌓아 올리고 유럽이 봉건주의로부터 신생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데 필요로 하는 상인, 기술자, 은행가 등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이바지했습니다.
/ 현대 사회 안의 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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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부터 무역과 상공업이 근대화되고, 길드들이 통제했던 상품과 서비스의 독점권과 비슷한 개념의 특허, 저작권, 상표 등이 생기면서 길드의 필요성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길드는 자유무역을 방해하고, 기술의 혁신을 더디게 하며, 길드간의 정치적인 권력 싸움이 오히려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길드를 비판하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칼 마르크스는 길드 안의 융통성 없는 등급과 소수 엘리트 그룹의 권력의 남용을 비난했습니다.
시장이 국제화되고, 큰 자본을 기업가들이 출현하고 공장이 생기면서 작은 자영업자들의 조합 대신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구조가 도입되어 수공업 길드들의 활동범위와 영향력은 점차 감소했고, 연달은 기술의 발전으로 그들은 더 이상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길드의 영향력을 경시하거나, 길드가 단지 한 때 유행했던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특허와 저작권, 트레이드마크 같은 개념들은 길드들이 설립했던 독점권에서 발상된 것으로 볼 수 있고, 길드는 자명업자들의 모임으로서 멤버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복지를 보장했던 면에서 카르텔과 노동조합의 선구자입니다.
길드를 탄생하게 했던 사회적, 경제적인 환경은 바뀌었지만 중세기 길드의 전통은 아직 남아, 현재 영국에는 보통 'Worshipful Company of 무엇'이라 불리는 108개의 리버리 회사가 존재합니다. '리버리'는 길드 회원들이 특별 행사 때 입던 우아한 예복을 말하고, 'worshipful'은 숭배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뜻으로, 영국에서 고귀한 계층의 사람이나 단체 앞에 붙는 호칭입니다.
지금도 108개의 리버리 회사들의 서열이 종종 검토되며, 리버리 회사들은 같은 직종에 종자하는 사람들의 친목을 다지고, 각 분야의 연구와 발전에 힘쓰며 그 분야의 학위를 따는 사람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하는 등 사회적, 상업적, 교육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1878년 런던의 리버리 회사들이 힘을 합쳐 설립한 City & Guilds Institute는 실용기술 전문대 같은 곳으로, 기초부터 박사학위까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면화 제조업, 철강업, 가스업, 염색업 등 소수의 학과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유아교육, 미용, 정보시스템, 관광까지 28개의 다양한 산업분야의 500개가 넘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마차꾼의 길드는 택시운전사의 길드로 바뀌었고,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석궁 만드는 장인들의 길드는 자선단체로 바뀌었으며, 말씀드렸듯이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길드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생긴 것이 1995년에 설립된 세금전문가들의 길드입니다.
오늘날의 많은 협회들도 길드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얘를 들어 영국의 공인회계사협회는 공인회계사에게만 주어지는 특권들이 있고, 이 협회를 통하지 않고서는 회계사로서 좋은 직업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정규대학 과정을 마친 후 3년의 실무경험과 다양한 워크숍과 시험을 통해서만 회원이 될 수 있으며, 매년 회비를 내야하고, 협회의 법이나 윤리 규범에 어긋난 일을 하면 처벌받거나 협회에서 추방당할 수 있으니, 길드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세기 길드들은 이렇게 지금도 생활 곳곳에 살아있는 것입니다.